이른 입학식을 하는 고등학교 정문 앞. 대학 입시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비장한 각오를 부르는 시간이다. 이른 입학식에 부푼 꿈과 자긍심을 가지고 들어선 입학식장은 열기가 뜨겁다. 오늘 모인 신입생과 학부모는 3년 후 3월 봄에 행복을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짧은 기도를 마쳤다.
보통 고3 수험생이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할 거라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렇지 않다. 이미 지난 고교생활을 통해 희망고문을 받고 있지만 본인의 위치를 자업자득으로 깨닫고 있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제 첫발을 내딛는 고등학교 신입생들은 죽도록 무조건 공부만해서 대학 합격에 대한 사명을 짊어지고 있는 부담은 20Kg 시멘트 푸대를 받아든 느낌일 거라고 오랜 경험으로 장담한다. 입시는 최선을 다하는 공부 실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허들이 아니다. 입시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재학생도 마찬가지이다. 학생부에 대한 바른 이해없이 괜한 제 3자만 탓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면 안되는 것이다. 입시는 누구도 대신 준비해서 차려주는 밥상이 아니다. 숟가락만 얹어서 가려는 얄팍한 수를 써서는 더더욱 행복한 3월을 만날 수 없다.
자기주도성이 강조되는 2022개정 교육과정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학생은 자기주도성에 대한 이해를 정확하게 하기를 부탁한다. 대학에 합격해야 자신의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자기주도적 고교생활이 스무 살 파릇한 봄을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원하는 대학 입학이거나 성적에 맞춘 부족한 대학입학이라도 스스로 꾸려갈 줄 아는 자신의 삶을 지어낼 수 있게 된다.
초심을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언제나 이야기하듯 문제는 해결하면 된다. 섣부른 포기로 할당된 기회를 저버리는 멍청한 실수를 막아야 한다. 대입은 짧은 목표이지 인생의 긴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러분의 새 출발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