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작가의 소년이 온다.


소년이 온다에는 우리와 나이가 같은 두 주인공이 나온다. 중3 남학생, 이름은 동호와 정대이다. 정대는 동호집에서 세들어서 누나랑 같이 살았다. 누나는 정대를 학교에 보내기 위해 공장에서 일을 했다.

5.18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고 동호와 정대는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은 누나가 걱정되어서 둘은 손을 잡고 공장으로 향했다. 그러다 동호는 정대의 손을 놓치고 말았다. 멀리서 날아온 총알 한 발이 정대의 옆구리를 관통했기 때문이다. 아직 숨이 멎지 않은 정대를 뒤로하고 동호는 겁에 질려 집으로 도망간다.

나였으면 겁에 질려 그 자리에 주저 앉았을 것이다. 앉아서 내가 무섭고 내가 혼자있기 싫어서라도 정대의 옆구리를 움켜잡으면서 계속 흘러나오는 피를 멈추게 하려고 했을것 같다. 어쩌면 그런건 신경도 쓰지 못하고 자리에 머리를 감싸안고 엎어져서 덜덜 떨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집으로 돌아온 동호는 어머니와 얘기를 하고 다시 정대가 쓰러진 곳으로 갔지만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날 아침 부상자와 시신들이 넘쳐난다는 군청 옆 생무관에 간다. 동호는 그곳에서 정대를 찾으며 형, 누나들을 도와 부상자 밑 시신들을 기록하는 일들을 했다. 어느 날 일을 하다 누나와 비슷한 사람을 봤지만 정확히 알아볼 수 없어서 정대를 생각했다. 군인들이 군청을 습격할 거라는 말을 듣고 동호의 어머니는 동호를찾아갔다.

" 집에 가자

군대가 들어온단다. 지금 집에 가자이."

"여섯시에 여기문 닫는대요 엄마.

문 닫으면 나도 들어갈라고요"

"꼭 그래라이

해 지기 전에 와라이. 다 같이 저녁밥 묵게."

동호의 어머니는 동호와의 마지막 대화를 나누었다.

여섯시. 군청이 닫을 시간이 되었지만 차마 집에 갈 수 없던 동호는 군청에 남았다. 집에 돌아가지 않았지만 무서웠던 동호는 캐비넷에 숨어 있었는데 결국 군인들에게 걸려서 총살을 당한다.

내가 어머니였으면 강제로 끌고 가더라도 동호를 끝까지 집에 데려 왔을 것이다. 6시에 온다 해서 알겠다고 했어도 6시에 다시 찾아가서 내가 직접 데리고 왔을 것이다. 그곳에 계속 있으면 죽는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데려오지 않고 냅두는 것은 내가 불안하고, 무섭고, 걱정되어서 못할것 같다.

동호였더라면 4시는 아니어도 문이 닫히는 6시에는 꼭 다시 집에 갔을 것이다. 죽는건 무섭고 정대도 아직 못 찾았고 아무리 어린 학생들은 봐 준다는 말을 들었어도 그래도 나는 그곳에 계속 있지 못 할 것 같다.

소년이 온다에는 죽은 동화와 정대 그리고 무참히 돌아가신 여러 청년들이 다시 돌아와 줬으면 하는 마음에 제목을 그렇게 지었다고 하였다. 내용도 슬프지만 의미까지 안 다면 더 슬플 것 같다.

슬픈 역사를 뒤로하고 2024년에도 계엄이 선포되었다.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시대적 과거 속에 역사가 되었다 생각했는데... 2024년 지난해에 있었던 계엄은 아직도 마무리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 사실 더 안타깝다. 다행히 그때와는 다르게 뉴스 밖에 없었던 1980년과는 다르게 지금은 SNS도 있고 연락수단이 다양하여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 눈가리고 아웅은 조금 덜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어른은 어른답게 아이는 아이답게 그렇게 바르게 결론나길 바란다. 우리들은 소년이 왔을 때 소년들이 얼마나 슬플까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권민서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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