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도서관] 마을 사서가 마을에서 책 읽어주는 일본도서관 풍경
마을 만들고 마을안의 공간에서 마을 사서가 책읽어주는 것 인상 깊어
원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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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3 14:07 | 최종 수정 2024.02.1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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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동화읽는 모임의 회원인 윤영희 님은 일본에 잠시 다녀올 일이 있었다. 겨우 5일 정도의 일정이었고, 사전 정보도 없었지만, 그가 선택한 일본 여행지는 도서관.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가 그의 이유다.)
일본 남쪽 큐슈 지방의 후쿠오카에서 그가 도서관을 찾아내는 과정은 이러하다.
1. 시내에서 크다고 이름난 서점들을 무작정 돌아다니기
2. 직원에게 후쿠오카 시내에 어린이도서관이 있느냐고 물어보기
3. 직원이 친절하게 소개해준 주소를 직접 찾아가보기.
4. 그곳 도서관에서 한국어로 된 <후쿠오카 시 종합도서관> 안내책자 받기
5. 위 안내책자의 ‘후쿠오카 시 종합도서관’ 찾아가기
후쿠오카시 종합도서관은 정말로 종합도서관이었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곳은 말할 것도 없이 ‘어린이도서관 코너! 넓고 쾌적한 시설에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서가배열과 그 많은 그림책들”이라는 것.
윤영희 님이 안내책자 안에서 발견하고 가장 경험하고 싶었던 것은 ‘이야기의 집’이었다. 어린이도서관 한 모퉁이에 있는 ‘이야기의 집’ 문앞에서 주 툐요일마다 오후 2시30분~3시까지 진행하는 책읽어주기 프로그램. 짙은 푸른색 앞치마를 두른 사서가, 방음이 아주 잘 된 공간에서 사서가 읽어주는 책을 듣는 프로그램이었다. 주로 유아들을 위한 그림책을 읽어주었는데, 책읽어주는 사서는 콧수염을 기른 40대 아저씨도 있어서 그 모습이 못내 인상에 남았다는 것이었다.
일본은 마치즈쿠리(まちづくり)를 통하여 마을만들기를 하면서 지속가능한 삶을 마을과 전통에서 만들어가자는 운동을 진행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하여 수많은 마을에서 이웃들과 소통하는 활동들이 생겨났는데, 위의 공동도서관에서 행한 것과 같은 일들이 마을 안에서도 자연스럽게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동네 안에서도 할머니 혹은 할아버지들이 자신의 집으로 아이들을 불러들이고, 그들을 위하여 책을 읽어준다는 것.
“아이들이 무엇인가 작은 일들을 수도 없이 많이 스스로 한다면 세상이 바뀔 것”이라고 누군가는 썼었다.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지속적으로 말하는 일, 지속적으로 만나는 일. 그런 일들이 조금씩 조금씩 세상을 바꾸는 일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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