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아주 옛날, 그러니까 우리에게 망원경도 없고, 책도 발명되기 전이던 어떤 시절을 생각해보자. 그때에도 우리의 세상에는 매일 해가 떳을 것이다. 매일 아침 일정한 곳에서 뜬 해는 하늘을 천천히 가로질러 이동하다가 매일 같은 방향에서 땅으로 동전처럼 들어갔을 것이다. 겨울에는 낮게 떠서 우리를 비춰주고, 여름에는 높게 떠서 더 오랫 동안 세상에 있다는 걸, 지혜가 있는 사람이면 발견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또 세상 어느 곳에서고 밤이면 달을 볼 수 있었을 게 틀림없다. 그 달은 일정하나 주리고 초생달이고 상현달이 되다가 어느 순간에는 만월 보름달이었다가 이번에는 반대 방향으로 하혀달이 되었다가 다시 초승달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한 달의 변화와 달리 멀리 검은 밤하늘에는 별이 반짝인다는 것. 그것도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보이는 세상이었을 것이다. 이 익숙한 풍경을 보면서, 어느날 이렇게 생각한 사람도 있지 않았을까?
“만약 저기 태양에서나 혹은 달에서 이곳, 즉 내가 서있는 땅을 본다면 이곳 역시 저렇게나 둥근 곳은 아닐까? 저기저기 먼 별에서 보면 달이나 태양이나 혹은 여기 지구도 저렇게 별처럼 빛나지 않을까? 아니, 아주 먼 곳이니까 별처럼 반짝이며 빛나는 것은 오직 저기 태양이겠네. 태양이 있을 때만 우리는 빛을 볼 수 있고, 그 빛이 반사하는 것처럼 달도 그렇지 않을까? 태양과 지구와 달이 이 순서대로 서 있다면, 지구가 빛을 가려서 달은 ‘월식’이 되는 게 아닐까?”
그 세상에 대하여 어떤 사람은 기록을 하고, 어떤 사람은 이게 도대체 무엇인가 하고 연구하기 시작했으리라. 보다 더 잘 이것을 볼 수 있는 도구들을 만들고, 엄정한 사고의 도구들로 그 규칙성도 찾았을 것이다. 그 기록들은 이전의 기록들과 관찰들로 인하여 더욱 정교해지고 풍성해졌을 텐데, 그렇게 남아있는 것이 오늘날 도서관에서 남아있는 우주 관련 책들이 되겠다.
지난 2012년 8월에 책읽는엄마 책읽는아이 어린이도서관에서는 “우리 도서관에 있는 우주, 지구 관련 그림책”을 모아서 전시하고 함께 보는 시간을 가졌다. 책고르미 엄마들이 아이들과 함께 행한 작업이었다. 거기서 모은 책들은 다음과 같다.
* 우주에 관한 책들
1. 다음 정거장은 해왕성 / 앨빈 젠킨스/배소라 옮김/마루벌
2. 우주는 어떻게 생겼을까 / 가코 사토시 / 청어람미디어 / 고연정 옮김
3. 더 높이 더 멀리 / 장피에르 베르데 / 파랑새어린이 / 조현실 옮김
4. 달을 찾아서 / 이희주 / 창비
5. 입체로 보는 3D 별자리 도감 / 스기우라 고헤이 외 1인 / 진선아이 / 김창원 옮김
6. 봄여름가을겨울 별자리 이야기 / 지호진 글 이혁 그림 / 진선아이
7. 숨은 별자리 찾기 / 한스 아우그스토 레이 / 비료소 / 이현주 옮김
8. 태양이 들려주는 나의 빛 이야기 / 몰리 뱅 / 마루벌 / 최순희 옮김
9. 태양이 주는 생명 에너지 / 몰리 뱅 / 웅진주니어 / 이은주 옮김
※ 책고르미는 ‘지구에 관한 책들’도 모았다.
지구를 상상하다-기욤 뒤프라 / 생명의 역사-스티브 젠킨스 / 지구 반대쪽까지 구멍을 뚫고 가보자-페이스 맥널티 / 쓰나미 그 거대한 재앙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기미코 가지카와 / 사람 아름다운 생명의 역사 / 바다 속은 어떻게 생겼을까 / 지구 속은 어떻게 생겼을까-이상 3권 가코 사토시 / 물과 숲과 공기-몰리 뱅 / 지진해일 / 산불을 왜 일어날까 / 빙하기 멸종동물 마스토돈의 비밀-이상 3권 테일러 모리슨 /
* 우주, 지구를 탐구한 과학자들 이야기
1. 생명의 나무 / 피터 시스 / 주니어김영사 / 안인희 옮김
2. 갈릴레오 갈릴레이 / 피터 시스 / 시공주니어 / 백상현 옮김
3. 지구 둘레를 잰 도서관 사서 / 캐스린 래스키 / 미래아이 / 임후성 옮김
4. 공룡화석을 발견한 소녀 / 캐서린 브라이턴 / 미래아이 / 이선오 옮김
5. 피보나치 / 조지프 다그네스 / 봄나무 / 장석봉 옮김
6. 뉴턴 / 김성화, 권수진 / 길벗어린이
세상은 사람의 시선과 상상력에 의해서 비로소 우리의 연구 과제가 된다. 관찰과 실험 등에 의해서 발견된 사실들을 책에 의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후대의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다음 세대의 사람들은 그 책들 덕분에, 이전 사람들이 기록한 그 내용들 덕분에 조금더 나은 상태로 나아갈 수 있다. 뉴턴이 이야기한 ‘거인의 어깨’는 이전 사람들이 기록했던 그 기록들,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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